가평 연인산-명지산 종주산행기 1부(연인산)

김평진 기자

pyounginkim@naver.com | 2023-06-15 18:15:58

 

연인산 정상석. ‘연인산’은 경기도 가평읍 승안리, 조종면 상판리, 북면 백둔리 경계에 있는 해발 1,068m 높이의 산이다. ‘연인산’은 블랙야크 선정 100대 명산 중 하나이다. 연인산 정상 부근은 나무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으며, 연인산 정상석 앞에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돌판이 깔려져 있다. 

 

 

[뉴스써치] 경기도 가평군에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많다. 화악산(1,468m), 명지산(1,268m), 국망봉(1,167m), 석룡산(1,155m), 연인산(1,068m) 등이 가평군에 소재하고 있는 해발 1,000m 이상 되는 산이다. 또한 가평군에는 100대 명산으로 선정된 산도 제법 있다.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937m), 축령산(887m)이 모두 100대 명산에 속한다.


이처럼 가평군의 산 중에서 해발 1,000m가 넘으면서 100대 명산에 해당되는 산은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 3곳이다. ‘화악산’은 해발 1,468m 높이로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데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에 있다. 화악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어 일반인은 정상에서 서남쪽으로 1km 거리에 있는 ‘중봉’ (1,446m) 까지만 오를 수 있다.

 

 

연인산 소망능선 잣나무숲. 연인산 소망능선에는 잣나무 등 침엽수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원래 연인산은 기름진 토양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화전민이 살고 있었고 1960년대에는 연인산 깊은 숲 속에 300호 이상의 화전민들이 살았었다. 연인산 속에 살던 화전민들은 1972년 정부의 이른바 녹화사업에 의해 이주비를 받고 도시로 강제이주 당했다. 화전민들이 화전을 했던 자리에 잣나무 등 침엽수를 심었는데, 현재 연인산 곳곳에 아름드리 푸른 잣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은 대부분 옛 화전터이다.

 


‘명지산’은 해발 1,268m 높이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조종면 경계에 있다. ‘연인산’은 해발 1.068m 높이로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북면, 조종면 경계에 있다. ‘연인산’의 원래 이름은 ‘우목봉’이었는데 1999년 가평군이 공모전을 열어 ‘연인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명지산’은 산림청, 블랙야크 등이 모두 100대 명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연인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으로는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블랙야크에서는 100대 명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연인산 소망능선 동굴. 연인산 소망능선 산행로 초입 근처에는 동굴이 있는데 지금은 지형의 변화로 바위 틈새처럼 흔적만 남아 있다.



‘명지산’과 ‘연인산’은 따로 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요즈음 ‘명지산’과 ‘연인산’을 연결하여 종주하는 산행코스도 적지 않게 이용되고 있다.

‘연인산-명지산 종주코스’는 경기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서 출발하여 소망능선을 이용해서 연인산 정상에 오른 뒤, 연인산 북쪽 아재비고개로 하산하고, 그곳에서 다시 명지3봉에 오른 뒤 명지2봉, 명지산 정상을 연결하는 능선 산행을 한 후 명지계곡으로 하산하여 익근리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코스이다. 이 종주코스는 산행거리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봉우리와 고개를 넘나들면서 산행을 해야 돼서 체력소모도 상당한 산행코스이다.

 

 

연인산 소망 철쭉터널. 연인산 소망능선에는 잣나무 등 침엽수도 많지만 그와는 별도로 100년 이상된 철쭉이 터널을 이루어 철쭉철에는 햇살 사이로 분홍빛의 자태를 뽐내며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기자는 지난 5월 4일 기자가 졸업한 모교인 숭일고산악회 회원분들과 함께 연인산-명지산 종주코스를 이용한 종주산행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오전 7시 사당역 근처에서 기자를 포함한 일행 5명이 만나 승용차로 이동하여 오전 9시 30분경 경기도 가평군 북면 도대리 명지계곡 입구 익근리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기자와 일행들은 승용차를 익근리주차장에 나두고 가평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연인산 산행 시작지점인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 있는 ‘연인산 제1주차장’에 오전 10시 10분경 도착하였다.

 

연인산 소망능선 오르막길 나무계단. 연인산 정상에 오르는 많은 등산코스 중 ‘소망능선’을 통해 연인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 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편이다. 급경사의 오르막 산길 곳곳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기자는 등산화 끈을 고쳐 맨 후 오전 10시 17분 연인산 제1주차장에서 ‘연인산-명지산 종주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연인산 정상에 오르는 많은 등산코스 중 ‘소망능선’을 통해 연인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다른 코스에 비해 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른 편이다. 

 

연인산 ‘소망능선’에는 잣나무 등 침엽수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100년 이상된 철쭉이 터널을 이루어 철쭉철에는 햇살 사이로 분홍빛의 자태를 뽐내며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다만, 기자가 산행을 한 5월초는 철쭉철이 아니어서 분홍빛 철쭉꽃의 향연을 보지는 못하였다.

 

연인산 연달래꽃 군락. ‘진달래’는 참꽃이라고 불리우며 꽃색이 진하다. 이에 비해 ‘철쭉’은 진달래보다 꽃 색깔이 연해 ‘연달래’라고 한다. 진달래는 독성이 없지만 연달래인 철쪽에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독소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기자가 소망능선에 진입하자 바로 잣나무 등 침엽수들과 철쭉 군락이 울창하게 어우러진 숲이 펼쳐져 있었다. 또한 소망능선 산행로 초입 근처에는 동굴이 있는데 지금은 지형의 변화로 바위 틈새처럼 흔적만 남아 있었다.

기자는 오전 10시 41분 동굴에 잠시 들른 후 다시 소망능선 산행로로 복귀하여 서쪽 방향 연인산 정상을 향해 산행을 계속하였다.

‘소망능선 코스’는 많은 나무들로 울창한 숲 가운데로 난 능선 산행길이라서 조망이 별로 좋지 못한 상태에서 가파른 오르막 경사의 산길을 계속 걷게 되는 코스로 생각보다는 제법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연인산 등산로에 핀 얼레지. ‘얼레지’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가재무릇’이라고도 한다. 잎에는 자주색 무늬가 있고 꽃은 아래를 향해 달린다. 온도가 25℃ 이상이 되면 꽃잎이 완전히 뒤로 젖혀진다. 이와 같이 얼레지 꽃이 젖혀지면 그 모습이 치마폭을 발랑 뒤집어 쓴 여인과 닮았다고 하여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연인산 정상 부근에는 연분홍빛의 연달래꽃이 제법 피어 있었는데, 기자가 연분홍의 연달래꽃을 보니 오르막 산행으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오전 11시 50분 ‘소망능선갈림길’에 도착하였는데 소망능선, 청풍능선, 장수능선과 연인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갈리는 곳이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자와 일행들은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연인산의 푸르른 녹색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였다.

 

20여분 정도 휴식 후 다시 산행을 재개하였다. 소망능선갈림길부터 연인산 정상까지는 약 0.8km 거리였고 그야말로 완만한 능선길이어서 편안한 산길을 나들이하듯 걸을 수 있었다.

기자와 일행들은 걸음을 내딛어 오후 12시 31분 해발 1,068m 높이의 연인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연인산 기암괴석. 연인산은 토양이 비옥하여 다른 산에 비해 바위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러나 연인산 곳곳에 기묘한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등산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연인산 정상 부근은 나무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었고 정상석 앞에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돌판이 깔려져 있었다. 또한 연인산 정상에는 재기 발랄하고 위트가 넘치는 이정표가 있어서 산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기자와 일행들은 연인산 정상 옆 데크쉼터에서 약 50여분간 준비해온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맘껏 감상하였다.

오후 1시 21분 다시 산행을 재개하였고 연인산 정상에서 북쪽 방향 아재비고개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하였다. 

 

 

연인산에 핀 들꽃 피나물. 연인산은 연간 강수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여러 종류의 고산식물과 야생화들이 서식하고 있다. 연인산에 핀 들꽃 중 ‘피나물’이 있다. ‘피나물’은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노랑매미꽃’이라고도 한다.


연인산 정상에서 아재비고개로 내려가는 산행로 주변에는 5월 들꽃이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연달래’, ‘얼레지’, ‘노랑제비꽃’, ‘피나물’, ‘각시붓꽃’, ‘박새’, ‘금낭화’를 산행하면서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산행에서 기자가 접한 최고의 행운이었다. 

 

특히 ‘얼레지’는 기자가 작년 5월 지리산 백무동에서 장터목대피소 올라가는 길에서 만났던 들꽃이었는데 그곳에서 한참 북쪽인 가평 연인산에서 다시 만나 더욱 반가웠다.

기자는 많은 들꽃을 감상하면서 녹색의 물결로 가득찬 능선길을 약 1시간 정도 걸어 내려갔다. ‘아재비고개’까지 내려가는 길은 평평하면서도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바로 내리막으로 바뀌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하산길을 계속 진행하여 오후 2시 22분 ‘아재비고개’에 도착하였다.

 

 

연인산 정상에서 아재비고개 가는 산길. 연인산 정상에서 북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연인산과 명지산을 구분짓는 ‘아재비고개’가 나온다. 연인산 정상에서 ‘아재비고개’까지 내려가는 산길은 평평하면서도 조금 오르는가 싶으면 바로 내리막으로 바뀌는 패턴이 반복된다.



‘아재비고개’는 가평군 북면 백둔리와 조종면 상판리를 연결하는 고개로서 아재비고개 남쪽은 연인산, 북쪽은 명지산 자락이다. 아재비고개 동쪽으로는 백둔계곡이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귀목계곡으로 이어진다.

‘아재비고개’에는 나무벤치가 있어서 기자와 일행들은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 숲속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흡수하였다.

# 연인산-명지산 종주산행 코스(연인산) : 경기 가평군 북면 백둔리 연인산 제1주차장(10:17) - 소망능선 진입(10:20) - 동굴(10:41) - 소망능선갈림길(11:50) - 연인산 정상(해발 1,068m, 12:31 ~ 13:21) - 아재비고개(14:22)

 

아재비고개. ‘아재비고개’는 가평군 북면 백둔리와 조종면 상판리를 연결하는 고개로서 아재비고개 남쪽은 연인산, 북쪽은 명지산 자락이다. 아재비고개 동쪽으로는 백둔계곡이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귀목계곡으로 이어진다. 아재비고개에 대해서는 “아기를 잡아먹은 고개”라는 내용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당시 어렵게 살았던 화전민의 애환을 잘 나타내주는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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