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거제구간 트레킹 2부(16코스)
김평진 기자
webmaster@newssearch.kr | 2022-11-07 20:48:19
[뉴스써치] 남파랑길 거제구간 두번째 코스인 16코스는 경남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사등면사무소에서 시작하여 성포항, 성포중학교를 지나 사등리로 접어든 후 사등성, 성내조선공단, 사곡리 사곡해수욕장을 지나고 모래실길을 통과한 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있는 장평동에 들어가고 장평동 주민센터 등을 거쳐 거제시 중심부인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까지 연결된 약 14.8km 정도 거리의 코스이다.
필자는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등면사무소에서 남파랑길 거제구간 15코스 트레킹을 마친 뒤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7월 31일 오전 9시 54분에 남파랑길 거제구간 두번째 코스인 16코스 트레킹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비가 약간 내리는 해안 길을 걸어 사등면 중심부를 구성하고 있는 성포항에 오전 10시에 도착하였다. ‘성포항’에는 사등우체국, 수협, 해양경찰 출장소 등이 위치해 있으며, 포구에 연이어 횟집이나 식당 등이 있어 약간 번화한 느낌을 풍기는 곳이다. 성포항 옆으로 ‘가조도’를 잇는 연륙교가 있어 이 다리를 건너면 북쪽에 면적 약 6㎢ 넓이의 제법 큰 섬인 ‘가조도’에 갈 수 있다. 가조도는 행정구역상으로 ‘거제시 사등면 창호리’이며 섬 안에 ‘사등면 가조출장소’와 ‘창호초등학교’가 있으며 약 1,100여명의 사람들이 어업과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성포항 부근을 지날 때 비가 약간 거세졌으며, 필자는 성포항에서 내륙방향으로 발걸음을 향하였고 오전 10시 19분 성포중학교를 거쳐 망치산 아래 임도에 접어들었다. 비가 제법 내리는 일요일 오전이라서 임도를 지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약간은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운 트레킹을 진행하였다. 필자는 임도 좌우로 우거진 숲속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벗 삼아 우산을 쓰고 산속 트레킹을 진행하였고 임도 아래쪽 거제바다를 보면서 지나간 옛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망치산 임도를 동쪽 방향으로 걸어서 성포리를 지나 사등리에 접어들었다. 오전 10시 53분 사등리 금포마을 위 산길을 지나 사등리 들판으로 내려왔고 논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참 걸어 오전 11시 13분 ‘사등성’에 도착하였다.
‘사등성(沙等城)’은 거제시 사등면 사등리 평지 들판에 돌로 쌓은 성으로 조선 세종 때인 15세기 중엽에 건축되어, 한 때는 ‘거제현’의 치소를 이용되기도 했던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유적이다.
거제도에 대해서는 신라 경덕왕 때인 8세기 중엽 ‘거제군’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하였고 나중에 ‘거제현’이 되었다. 고려 후기 삼별초 세력이 거제도에서 세력을 떨쳤고 왜구 또한 거제도에서 자주 출몰하여 약탈이 빈번해지자 고려 원종은 거제도 공도(空島)정책을 시행하여 1271년 거제현의 치소를 내륙인 ‘거창 가조현’과 ‘진주’ 등으로 옮기고 거제현의 주민들도 그곳으로 8차례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이주케 하였다. 거제현이 다시 원래 거제도 섬으로 복귀하게 된 것은 약 150년 뒤인 조선 세종 때인 1422년이었다.
이때에도 처음에는 현재 거제시 수월동 지역에 임시 목책을 치고 머물다가, 조선 세종 8년인 1426년 ‘사등성(沙等城)’을 쌓고 거제현의 치소로 사용하였다. 다만 ‘사등성(沙等城)’은 비좁고 물이 부족하며 해안과 가까워서 외적 방어가 어려워 1432년 현재 거제시 고현동 지역에 성[고현성(古縣城)]을 쌓고 성 안에 40여칸의 건물을 지어 사등성(沙等城) 안에 있던 거제현 관아와 치소를 이전하였다. 이처럼 사등성(沙等城)은 1426년부터 1432년까지 7년간 거제현의 치소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거제현의 치소는 그 뒤로도 여러 번 이전하는 기구한 운명을 겪는다. 임진왜란 때인 1592년 거제현령이 진주성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 고현성(古縣城)을 비운 사이 왜군이 고현성(古縣城)을 함락하였고 고현성 안에 있던 관아 등이 불에 타 없어져 버렸다. 그 뒤 조선 현종 때인 1663년 거제현의 치소를 거제도 남서쪽인 현재의 ‘거제면(예전 명칭 ‘서부면’)’ 지역으로 이전한다. 따라서 거제현 관아로 사용되었던 ‘기성관(岐城館)’(보물로 지정)과 ‘거제향교’ 건물이 현재의 ‘거제면’에 소재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제현은 1895년 ‘거제군’으로 승격되었다가 일제강점기 때인 1914년 통영군에 병합되었다. 따라서 ‘거제면’에 있던 거제현(군)의 치소는 1663년부터 1914년까지 약 250년 동안 사용된 것이다.
그러다가 해방 이후인 1953년 거제가 통영군에서 분리되어 다시 ‘거제군’으로 복구되었는데, 이때 거제군청은 장승포초등학교 건물을 이용하였다. 3년 뒤인 1956년 현재의 고현동 지역에 거제군청 건물을 지어 거제군청을 옮겼다. 물론 현재의 거제시청 건물(고현리 717번지)은 기존 거제군청 건물이 있던 곳(고현리 694번지) 인근에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여 1990년에 이전한 건물이다.
필자는 ‘사등성’ 성곽에서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거제의 기구한 과거 역사를 되새기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잠깐 동안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트레킹을 재개하였고 사등성 성내마을회관 2층에 위치한 ‘양달석미술관’에 잠깐 들렀다. 여산 양달석 화백께서는 1908년 사등성 성내마을에서 태어나신 분으로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화백과 함께 우리나라 1세대 서양화가로 인정받는 분이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분이다.
사등리 사등성 성내마을 인근 길에는 ‘양달석 그림산책길’이 있어 양달석 화백께서 생전에 그린 그림의 사진본이 걸려 있어 살아있는 길거리 미술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필자는 ‘양달석 그림산책길’을 지나 바닷가 쪽으로 내려간 뒤 오전 11시 21분 ‘성내조선기자재공단’을 지났고 오전 11시 31분 사곡삼거리를 거쳐 오전 11시 40분 백사장이 넓고 수심이 얕으며 레저시설까지 있는 ‘사곡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사곡해수욕장의 모래를 밟으면서 거제 남해바다 파도를 잠시 구경한 뒤, 필자는 오전 11시 48분 모래실 버스정류장에서 내륙 쪽인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모래실길’은 거제시 장평동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의 고개 길인데 필자는 천천히 오르막 경사 길을 걸어 고개 정상 부근에 있는 새거제휴게소에 오후 12시 7분에 도착하여 거제시 사등면을 뒤로 하고 거제시 장평동에 접어들었다.
필자는 거제대로 옆으로 난 콘크리트 포장길을 걸어서 내려가 장평동 중심부로 접어들었다. 과거 6.25전쟁 때 거제 고현동 일대에 포로수용소가 있던 때 거제시 장평동에는 비행장과 보급창고, 탄약창고 등이 위치해 있었다. 그 후 1970년대에 장평 앞 죽도바다를 매립하여 삼성조선소(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만들었고 조선소에서 일하는 인력들의 배후 주거단지로 인구가 급증하여 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현재의 장평동이 되었다.
필자는 장평동 시내를 관통하여 동쪽방향으로 한참 걸어 오후 12시 42분 시립도서관과 함께 있는 장평동 주민센터에 도착하였고 그 앞 벤치에 잠깐 앉아 거제시 장평동의 도시풍경을 잠시 동안 둘러보면서 휴식을 취하였다.
다시 트레킹을 재개하였고 동쪽 방향으로 계속 걸어 장평동을 뒤로 하고 고현동에 접어 들었다. 고현동 ‘고현항’ 일대는 항만재개발사업이 진행되어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공원, 녹지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고 지금도 개발이 한참 진행 중이다.
필자는 고현동 거제대로를 계속 걸어 고현동 시내를 지난 뒤 오후 1시 6분 거제고현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남파랑길 거제구간 두번째 코스인 16코스 트레킹을 끝마쳤다.
남파랑길 16코스 트레킹 거리는 14.77km 였고, 걸은 시간은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3시간 13분이 소요되었다.
# 트레킹 코스 : 경남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사등면사무소(09:54) - 성포항(10:00) - 성포중(10:19) - 금포마을 위(10:53) - 사등성(11:13) - 성내조선기자재공단(11:21) - 사곡삼거리(11:31) - 사곡해수욕장(11:40) - 모래실 버스정류장(11:48) - 가스공사 거제관리소(11:58) - 새거제휴게소(12:07) - 장평동 주민센터(12:42) - 도로원표(12:59) - 거제시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13:06)
남파랑길 16코스 트레킹을 완료한 뒤, 필자는 오후 1시 22분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서울남부터미널행 고속버스를 탔으며 오후 6시 26분 서울남부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남부터미널에서 지하철 3호선과 9호선 및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오후 7시 30분 귀가하였다.
이번 2박 3일 일정은 남파랑길 3개 코스 트레킹 및 사량도 지리산 종주를 했던 상당히 유익하고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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