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남편은 가해자, 아들은 피해자인 상황'… 배우자 대상 건강보험 구상권 청구 '취소'해야

이정화 기자 / 2026-07-21 12:25:17
사망한 남편으로부터 상해를 입은 아들의 건강보험 급여와 관련, 그 남편의 법정 상속인이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급여 구상권을 행사 받은 민원인에 대한 구상금 결정 통보를 취소하도록 ‘의견표명’
▲ 국민권익위원회

[뉴스서치]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가족 간의 다툼으로 건강보험 급여 사유가 발생하여 그 법정 상속인인 배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피해자의 모친인 배우자가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ㄱ씨(女)는 배우자 ㄴ씨(男)와 이혼소송 항소심을 진행하던 중, ㄴ씨가 ㄱ씨의 아들에게 중상을 입히고 본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공단은 ㄱ씨의 아들이 치료를 받는데 발생한 공단부담금에 대하여 가해자인 ㄴ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야 하지만 ㄴ씨가 사망함에 따라 법정 상속인인 ㄱ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했다.

이에 대해 ㄱ씨는 1심 판결 이후 ㄴ씨가 사망했으니 1심 판결에 따라 이혼이 확정된 것으로 생각하여 상속포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본인은 가해자 ㄴ씨의 상속인이긴 하나 동시에 피해자인 아들을 돌봐야 하는 어머니이기도 하므로 공단 부담금에 대한 구상권 행사가 가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보험급여를 한 경우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데, ㄱ씨는 피해자인 아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가해자의 상속인)에 해당하는 동시에 아들과 함께 보험 가입의 이익을 누리는 관계(모자 관계)에 있으므로,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제3자로 보기 어려웠다.

만약 ㄱ씨에 대한 공단의 구상권 행사를 인정하게 되면, ㄱ씨와 피해자인 아들에게서 보험 가입의 이익을 빼앗아 결국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발생하게 되므로 보험의 효용성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국민권익위는 판단했다.

한편, 공단은 ㄱ씨가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상속인으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나, 국민권익위의 조사 과정에서 관할 지방정부가 ㄱ씨에게 이혼이 확정됐음을 전제로 이혼신고 안내문을 발송했고 관할 법원도 ㄱ씨에게 1심 판결이 확정됐다는 내용으로 여러 차례 증명서를 발급하는 등 ㄱ씨의 이혼이 확정됐다고 오인할 만한 사정이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되어 상속포기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ㄱ씨가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민권익위는 공단에 구상금 결정 통보를 취소할 것을 의견표명했다.

국민권익위 민성심 고충처리국장은 “국민건강보험 제도는 국가공동체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으로, 보험급여 비용의 부담 문제에 대하여 보험재정 절감이나 확보만을 위해 공단에게는 유리하고 수급자에게는 불리하게 규정을 해석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며, “공단이 구상권을 행사하기 전에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 타당성을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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