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재명 정부 1년 위기를 넘어 역내 핵심 국가로

이정화 기자 / 2026-06-11 12:30:39
대한민국을 ‘실용주의 외교 중견국’, ‘인공지능·반도체 공급망’, ‘민주주의 회복력 보인 국가’, ‘문화산업 강국’ 등으로 재정의
▲ 문화체육관광부

[뉴스서치]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주요 외신들은 대한민국을 단순한 수출국이나 북핵 위험국이 아닌, ‘실용주의 균형 외교를 추진하는 전략적 중견국’,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 핵심국’, ‘세계적 영향력 가진 문화강국’ 등으로 보도하며 외교 질서와 세계 공급망을 주도하는 핵심 국가, 문화산업의 핵심축으로 재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간 19개국 67개 주요 외신의 한국 관련 기사 64,827건을 분석했다. 특히 이번 분석은 단순 기사 집계가 아니라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의미적 유사성 분석(임베딩 기반 군집화), 생성형 인공지능(지피티) 기반 개체 수준 감성분석(ELSA), 의제 연계망(네트워크) 분석 등 다양한 인공지능 분석 기법을 활용해 외신의 논조와 국가이미지 변화를 종합적으로 측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신이 가장 집중적으로 다룬 분야는 정치·외교였다. 전체 기사 중 정치·외교 분야 비중이 54.3%로 가장 높았고, 기업·산업(43.1%), 경제(40.4%), 문화(27.8%), 기술·정보기술(IT, 23.9%)이 뒤를 이었다.

외교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pragmatic diplomacy)에 대한 관심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울은 섬세한 균형 외교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절제와 실용주의의 외교”, 이코노미스트는 “더욱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됐던 친중·친북 우려와 달리,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실용적으로 관리하는 현실주의 노선에 주목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재명 정부가 대중국 정책에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외교적 좌표 역시 비교적 선명하게 형성됐다. 한-인도, 한-아세안 국가들(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포르)과의 양자 관계는 1년 내내 양방향 +0.5~+1.5의 강한 우호를 유지했고, 한미, 한중, 한일 관계는 최대 +0.5의 우호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기였던 2025년 10월 말 보도량이 평균 대비 50% 이상 급증했으며,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과 공급망 재편의 핵심 무대로 집중 조명됐다. 미국 디플로맷은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국력 규모 이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논평했고, 로이터는 “한국의 역내 외교적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외교적 성과는 이 대통령 평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에 대한 외신의 평가가 가장 우호적이었던 시점은 2026년 1월로, 미국·중국·일본과의 정상 외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였고, 이 대통령과 관련해 외신이 가장 자주 사용한 묘사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이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주식시장 호황(Korea Rally)이 가장 강력한 긍정 요인으로 분석됐다.

포춘은 “아시아는 인공지능(AI) 가치사슬 전체의 근간이며 한국은 그 핵심 제조 기반”이라고 평가했고, 로이터는 “삼성과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아시아 기술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강세장의 새로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시엔비시(CNBC) 등은 정치적 불확실성 이후 투자자 신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성장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분석 결과, 기업·산업, 기술·정보기술(IT), 경제, 금융 분야는 모두 우호적 논조를 기록했으며, ‘외신이 긍정 보도한 고유명사’ 상위권에도 삼성·에스케이(SK)하이닉스·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기간별로 보면, 2026년 4~5월에 코스피 급등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주식시장 호황(랠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집중됐다. 외신은 한국 증시를 ‘예상보다 훨씬 강한 시장’으로 평가하며, 한국을 첨단 제조·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묘사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케이-컬처’의 압도적 영향력이었다. 12개월 가운데 10개월 동안 외신의 최다 긍정 현안은 방탄소년단(BTS), 케이팝, 블랙핑크, ‘케이-콘텐츠’ 등 한류 관련 보도였다.

포린폴리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두고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고 평가했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한국의 문화강국 부상은 세계 영향력의 중심축 변화”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방탄소년단(BTS)의 화려한 복귀 과정을 조명하며 “한국이 문화산업을 국가 경쟁력으로 육성해 온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정량 분석에서도 방탄소년단(BTS)은 평균 논조 +1.19로 가장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스카 2관왕의 역사를 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등으로 케이팝(+1.12)이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블랙핑크(+1.09)가 뒤를 이었다.

문화 분야는 전체 주제 중 가장 높은 우호도를 기록했으며, 외신이 한국을 바라보는 가장 강력한 정체성은 ‘세계 문화산업 강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 등은 “한국의 영향력이 음악을 넘어 세계인의 삶의 방향까지 바꾸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시엔엔(CNN)은 이러한 현상을 ‘케이-에브리싱(K-everything)’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며 케이팝과 ‘케이-푸드’, ‘케이-영화’, ‘케이-뷰티’ 산업을 조명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졌다. 에이피(AP)통신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는 또 하나의 중대한 시험을 통과했다.”라고 보도했고, 비비시(BBC)는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결집했다.”라고 평가했다. 포린폴리시는 “한국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외신은 전임 대통령 계엄 관련 수사와 이를 둘러싼 정치 양극화, 캄보디아 사기 사건, 쿠팡 사태 등을 한국 국가이미지에 부정적 주제로서 조명했으며, 환경‧사회‧투명 경영(ESG)과 노동, 산업안전 문제를 한국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외신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화했다는 점이다.

과거 외신이 한국을 ‘북핵 위험 국가’ 중심으로 바라봤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 경제 안보, ▴문화산업, 중견국 외교,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로 재정의하고 있다.

문체부 공형식 국민소통실장은 “이번 분석은 한국이 단순한 경제 강국이나 한류의 나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중요한 ‘글로벌 전략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외신의 인식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공공외교 정책 수립 등에 적극 활용하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도록 힘을 모으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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