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써치] 1919년 3월1일, 치열했던 독립운동의 현장과 일제의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일제강점기 미국 연합통신의 임시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한 앨버트 W. 테일러이다.
서울시가 앨버트 W. 테일러가 서울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 독립의 숨결을 기억하는 역사 전시관으로 조성해 다가오는 3.1절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1942년 앨버트 W.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며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이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1~지상2층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미국인 앨버트 W. 테일러(1875~1948)가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건립한 서양식 가옥이다.
2017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DILKUSHA)로 지정됐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테일러의 아내 메리 L. 테일러가 붙인 이름이다.
딜쿠샤의 주인 ‘앨버트 W. 테일러’는 1896년(고종 33) 조선에 들어와 평안도 운산 금광 감독관을 지내고 충청도의 직산 금광을 직접 운영한 광산 사업가였다.
또한 연합통신 임시특파원으로 활동하며, 3·1 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해외에 보도해 일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공헌했다.
특히 1919년 아내 메리 L. 테일러가 아들을 출산할 당시, 세브란스 병원 침상에 숨겨져 있던 3·1 운동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하고 갓 태어난 아들의 침대 밑에 숨겨 두었다가 일제의 눈을 피해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1942년 조선총독부의 외국인추방령에 의해 테일러 부부가 추방된 후, '딜쿠샤'는 장기간 방치된 채 훼손됐다.
서울시는 딜쿠샤의 원형 복원을 위해 2016년 관계기관(서울시·기획재정부·문화재청·종로구)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 지난해 12월 딜쿠샤 전시관으로 공사를 완료했다.

'딜쿠샤'는 1920~30년대 국내 서양식 집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벽돌을 세워서 쌓는 프랑스식 ‘공동벽 쌓기’라는 독특한 조적방식이 적용되어 한국 근대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딜쿠샤 전시관' 개관식을 오는 26일 오후 4시 딜쿠샤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다음달 3월1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딜쿠샤 전시관'은 매주 화~일요일 09:00~18:00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이자 유물기증자인 제니퍼 L. 테일러는 “딜쿠샤를 복원해 전시관으로 개관한 서울시에 매우 감사드린다.”며, “이번 개관으로 한국의 독립투쟁에 동참한 서양인 독립유공자가 재조명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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